완성된 집을 쳐다보며 뭔가 더 뜯어고칠게 있나 고민하고 있었다.
아 잠깐, 정원 잔디가 아직 해결이 안되었다는걸 기억해 냈다.
필요한 건 잔디가 붙어있는 흙. 이를 위해선 실크터치가 붙은 삽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삽을 만드려면 렙업을 해서 인챈트를 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개인적으로 렙업을 하기 최적의 방법은 지옥에서 석영을 캐는거다. 실제로 오르는 양이 큰지는 잘 모르겠지만, 잘만 찾아보면 흔하게 보여서 쉽게 렙업을 할 수 있다. 최소한 지상에서 석탄 찾는거 보다는 빠를거다.
순식간에 렙이 30이 되어간다.
단지, 지옥은 아래쪽이 정말 지옥같아서 안떨어지게 하느라 긴장감이 장난이 아니다.
그 덕분에 지옥에 세워진 돌다리 규모가 거대해져만 간다.
30이 되었다. 역시 빠르다. 안전한 지상(?)으로 얼른 돌아가자.
인챈트룸이 아직 임시거주지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쨌거나 인챈트 시도!
음... 한번에 될리가 없지. 다시 시도해 보자. 렙업부터 하러가자. 하아...
지옥에서 석영 찾기가 너무 힘들어졌다. 아니 찾기는 쉬운데 캐기 힘든 위치에 있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다.
그래서 결국 또 지하에서 땅을 파고 있다.
땅굴을 파다 우연찮게 발견한 동굴은 렙업하기에 좋은 장소다. 여기 저기 석탄과 철 등등이 보이니까.
신나게 석탄을 캐며 렙업! 노가다 노가다
렙 30 찍은건 좋은데 인챈트를 하기 위해 임시거처로 가는건 좀 귀찮다. 빨리 새 거처에 인챈트 시설을 옮겨야겠다.
아아아아아악 또 실패 귀찮아 안해 하기싫어!!!!!!
...
사실 나는 중요한 걸 잊어먹고 있었다. 흙은 아무 장비 심지어 맨손으로도 쉽게 캘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내 도끼에 실크터치가 붙어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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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간의 '완벽한 삽질'을 위한 삽질이 제대로 허무로 돌아가 버렸다. 삽질 제대로 했네. 도끼를 장비하고 그냥 흙을 캐니 잔디블럭이 잘 캐진다.
...
분명 시간 낭비를 엄청나게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덕분에 중요한 이치를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 잔디 때문에 고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사람은 경험으로 배운다. 젠장.
정원에 가서 흙을 캐고 잔디블럭을 몇 개 심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구석에 잔디블럭을 몇 개만 설치했는데 갑자기 잔디가 증식하기 시작한다.
아...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잔디도 작물 처럼 맨땅에서 그냥 자라는게 아니라 주변에 잔디가 증식하는 것임을...
구석에만 잔디를 좀 심어두고 나중에 와보면 멋지게 잔디가 자라있겠지?
그 사이에 옥상에서 뭔가 이것 저것을 해보고 있다. 옥상에서 몹이 생기길래 조명 겸 뭔가를 만들 수 있을거란 생각에서였다.
과연 이 구조물은 무엇이란 말인가... 흐음... 설마 파라솔인가? 설마 그럴리가 ㅋㅋ ㅠㅠ
잠시 후 돌아와보니 잔디가 완벽하게 자라있었다. 만세! 뼛가루를 준비해 와서 정원으로 탈바꿈하자.
뼛가루를 뿌리고...
길게 자란 잡초만 제거해 버리면 그럴듯한 정원이 완성된다.
이렇게 오늘의 완벽한(?) 삽질을 길고 긴 스크롤 압박을 남기며 마무리한다.